빌 게이츠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일화가 소개되었다. 빌 게이츠는 어린 시절에 부모의 속을 썩이는 반항아였다는 내용이다. 그러면서도 독서를 좋아했고,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며, 독립심이 강한, 창의적인 아이의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 빌 게이츠가 컴퓨터를 움직이는 원동력인 윈도 시스템을 개발하여 세계 최대의 갑부가 되었다. 창의력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대목이다.
요즘 필자는 창의력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창의력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전국 각급 학교를 순회하면서 무료강연을 하고 있다. 어느 학교에 가더라도 가장 눈에 많이 띄는 글귀가 '창의적인 인간 육성'이다. 하지만 정작 선생님들은 창의력 교육에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불가사의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까닭은 무얼까.
첫째는 선생님들의 창의력에 대한 인식이다. "창의력이 중요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사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경험한 바로는 창의력이 없어서 불편을 느낀 적은 없었다. 오히려 영어나 컴퓨터는 좀더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고, 실력이 부족하여 답답함을 느끼거나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창의력 개발보다는 영어나 컴퓨터 교육이 더 절실하다고 느낀다"는 것이 선생님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다른 하나는 학부모들이나 지역사회가 창의력보다는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창의력에 신경 쓰지 말고 아이들 좋은 대학에 더 많이 넣을 수 있도록 신경을 써 달라"는 것이 학교에 대한 지역사회의 압력이요 주문이다.
그러나 이제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빌 게이츠와 같은 창의적인 인간을 요구하고 있다. 자라나는 새싹들은 창의력이 없으면 지금 기성세대들이 영어나 컴퓨터 실력 부족으로 받는 고통보다 몇 곱절 더 곤란을 겪게 된다. 그들에게 창의력은 생존과 직결되는 기본능력이다. 창의력이 없으면 그들은 좋은 대학도 못 가고 좋은 데 취직도 못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런데도 선생님이나 학부모들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창의력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러니 일선학교에서의 창의력 교육은 구호만 요란할 뿐 겉돌고 있는 것이다.
미국 대통령 오바마가 한국 교육을 부러워하고 한국 학생들이 수학과 과학 실력이 뛰어남을 부러워한다는 기사를 보고 우쭐한 생각이 들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이 과학 실력은 일등이지만 창의력은 꼴찌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미국이 부러워하는 것은 우리 아이들의 기초학력이다. 우리나라처럼 높은 교육열과 사교육이 극성인 나라에서 기초학력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반대로 우리나라 아이들처럼 비록 공부는 잘해도 공부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나라도 드물다. 우리 아이들은 공부가 재미있어서 하기보다 억지로 하고 있다. OECD에서는 우리의 교육경쟁력을 우간다와 같은 60위로 분류하고 있다.
교육도 역발상이 필요하다. 공부 잘하는 아이보다 공부를 좋아하는 아이로 기르고, 많이 아는 아이보다 창의력이 높은 아이로 키우는 교육을 해야 한다. 창의력은 국가나 사회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하나 개인의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한 능력임을 선생님들이나 학부모들이 깨달아야 한다. 영어나 컴퓨터 실력은 언제든지 스스로 필요성을 느껴 열심히 하면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창의력은 어릴 적부터 개발하지 않으면 녹이 슬어 못 쓰게 된다. 창의력은 학원에서 개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교육행정가들이나 학교장·교원들은 물론, 지역사회와 학부모들이 창의력의 중요성을 깊이 깨닫고 창의력 교육 활성화를 위해서 함께 노력할 때 창의력 교육은 활성화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