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한류가 한창인 것과 대조적으로, 한국에서는 캐나다 출신 연예인들이 주가를 올리고 있다.
최근 한국 가요계와 TV·영화계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캐나다한인’ 연예인들로는 가수 타블로(이선웅·31)·JK김동욱(35)·지나(최지나·24)·알렉스(추현곤·32), 모델 겸 연기자 최여진(28)·줄리엔 강(29), 방송인 강주은(40)씨 등이 첫손에 꼽힌다.
이 가운데는 토론토 출신도 상당수다. 실력파 가수로 인기 높은 JK김동욱의 경우 험버칼리지 재즈보컬과를 졸업했으며 지난 99년 한국일보방송(KBC) 주최 제1회 가요왕 선발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것을 계기로 한국 연예계에 진출했다. 부친은 70년대 그룹 ‘템페스트’ 멤버로 활동했으며 90년대 블루어 한인타운에서 식당 ‘코리아하우스’를 운영했던 김영무(61)씨.
개성강한 마스크와 서구적 몸매를 자랑하는 최여진은 조지브라운칼리지 호텔경영학과에 다니던 지난 2001년 슈퍼모델선발대회에서 입상, 한국에서 모델활동을 해오다 최근에는 브라운관으로 활동영역을 넓혔다. 지난해 MBC 방송연예대상 코미디부문 여자우수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연기력도 인정받고 있다.
방송진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강주은씨는 웨스턴온타리오대 4학년이었던 지난 93년 본보가 주최한 캐나다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출전한 것이 계기가 돼 당시 인기 최정상을 구가하던 연기자 최민수씨와 결혼,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이밖에 캐나다 출신 비한인 연예인으로는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M’의 헨리, 가수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셰인, ‘미녀와의 수다’ 고정출연자 루베이다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헨리는 지난 2005년 본보 도산홀에서 열린 SM엔터테인먼트의 오디션을 통해 한국 연예계 진출에 성공한 케이스다.
90년대 이후 급격히 글로벌화된 한국 연예계에서 활동 중인 해외파는 현재 어느 정도 얼굴이 알려진 사람만도 300~400명은 족히 넘는다. 아무래도 미국 출신이 가장 많지만 캐나다 출신도 인구를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편이다.
그렇다면 캐나다 출신 연예인들이 각광받고 있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연예계 관계자들은 “캐나다라는 특정한 나라를 선호한다기보다는 다양하고 자유로운 ‘외국물’을 먹은 연예인들이 ‘잘 먹히는’ 한국 연예계의 풍토 덕”이라고 분석한다.
연예기획사들 역시 쓰임새가 많은 해외의 스타 지망생들에게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 기획사인 SM과 JYP 등은 이미 수년전부터 주기적으로 토론토와 밴쿠버를 비롯한 북미지역에서 오디션을 개최해오고 있다.
또한 캐나다의 연예시장이 워낙 협소한 데다 북미 연예계 전체를 놓고 보더라도 아시아계 연예인이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도 연예인지망생들의 ‘한국행’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사실 북미 연예계에서 아시아계는 아직도 ‘양념’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인들도 정치무대만큼이나 연예계에서는 진출이 미미한 실정이다. 오타와 출신으로 헐리웃에서 스타반열에 오른 샌드라 오는 극히 이례적 성공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한편 해외파 연예인들의 비중이 커지며 시기 어린 눈길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남성 연예인의 경우 한국인들에게 가장 민감한 사안 중 하나인 병역이나 이중국적이 가장 뜨거운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병역을 피하기 위해 미국시민권을 취득했던 가수 유승준의 경우 10년 가까이 한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을 정도다.
또한 해외파의 경우 예전에는 어눌한 말투나 이국적 분위기를 내세웠지만 요즘에는 토종 뺨치는 ‘예능감’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어 한국어구사력이 외모나 가창력·연기력 못지않은 필수조조건이 돼버린 지 오래다.
결국 해외파 연예인들도 생존경쟁이 갈수록 더욱 치열해질 것임은 자명하다. 그러나 한류가 확산되는 한, 한류 본거지에서의 활동을 꿈꾸는 한인 2·3세 연예인지망생들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