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배 투자이익" 현혹… 1000억원 횡령
가짜 보석 담보로 맡기고 100여명에게 돈 받아내… 대형 아파트서 호화생활
"보석에 투자하면 거액을 벌게 해 주겠다"는 말에 솔깃해 100여명의 투자자들이 1000억원 이상 떼인 거액 사기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 중에는 전직 장관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보석 투자를 미끼로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720여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이모(54)씨를 사기 혐의로 출국 금지 조치하고 이씨의 계좌를 추적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투자자들에게 보석을 담보로 맡기고 투자금을 받아냈다. 그리고 투자금을 받은 뒤 며칠 이내에 원금의 20~30% 정도씩 이자를 되돌려 주는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현혹시켰다. 한 피해자는 경찰에서 "20억원을 투자했는데, 이틀 안에 5억원을 돌려주니 어떻게 믿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진술했다. 이씨는 초기에 이자를 많이 지급해 피해자들을 안심시킨 뒤 "투자금액의 2배로 불려줄 수 있는 좋은 보석 투자 기회가 있다"며 더 많은 돈을 긁어모아 원금의 10% 정도만 돌려주고 나머지는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가 벌인 사기 행각의 피해자 중에는 사회 지도층 인사들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직 장관과 고위 공무원 가족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한 피해자는 경찰 조사에서 "이씨가 자기 투자자들 중 전직 장관도 여럿 있다면서 보는 앞에서 '장관님'하고 통화를 했다. 안 믿을 사람이 누가 있겠나"라고 하소연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사기 전과 3범인 이씨가 마지막으로 출소해 사기 행각을 벌인 2006년부터 피해액을 추산하면 1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씨가 투자자에게 맡긴 보석 중 일부는 '짝퉁'으로 가짜였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이 보석들이 이씨가 홍콩 등 해외에서 밀수출해온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이다.
이씨는 동일인을 상대로 여러 차례 사기를 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씨의 주된 범행 대상은 학교 선·후배와 고향 친구들이었다. 그는 "내가 이전에 떼어먹은 걸 못 갚아서 정말 미안했다. 이번엔 진짜 갚아주겠다"며 피해자들을 꾀었다.
이씨는 이렇게 횡령한 돈으로 서울 송파구의 100평형대 아파트에 살며 집사와 운전기사까지 두고 편안하게 생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씨는 작년 10월 사기 행각이 드러나자 피해자와 합의를 보는 과정에서 타고 다니던 외제차를 팔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