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들어 중국군 비행기가 난세이제도(南西諸島·동중국해)의 일본 방공식별권을 침범해 일본 전투기들이 긴급 발진한 것이 44차례나 된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일본은 중국 전투기가 자국 영공개념인 방공식별권으로 진입하면 맞대응하기 위해 전투기들을 긴급 출동시키는데, 올해 출동 건수는 2006년의 2배나 된다. 특히 센카쿠 어선충돌사건 이후 중국 전투기와 정찰기의 활동이 급증하고 있어 일본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일본 자위대는 양국의 신경전이 가열되면 자칫 공중충돌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1년 남중국해 상공에서 미군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가 신경전을 벌이다 충돌, 중국 전투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中, 오키나와까지 정찰 활동 확대
지난 12일 미·일 합동군사훈련 당시에도 중국 해군 항공기가 일본측으로 접근, 일본 전투기들이 긴급 발진했다. 중국이 올 들어 항공기의 활동범위를 일본 쪽으로 대폭 확대하는 것은 정보수집 강화와 미·일 군사 동맹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중국의 Y8AEW 조기경계기는 이례적으로 일본 방공식별권 깊숙이 진입하기도 했다. 오키나와와 난세이제도 전체를 정찰하기 위한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보도했다. 대양해군을 지향하는 중국 해군이 태평양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난세이제도를 통과해야 하지만, 일본은 자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임을 내세워 저지하고 있다.
◆일본, 치열한 정보전 전개
중국의 정찰 활동이 확대됨에 따라 일본도 대중(對中) 정보수집 활동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오키나와 남부에 최근 건설 중인 레이더 기지에는 미사일 탐지·추격 능력을 가진 고정식 3차원 레이더가 설치될 예정이다. 오키나와에서 남서부로 300㎞ 떨어진 미야코지마(宮古島)에는 첨단 첩보수집 장비인 통신전파 정보수집시설(J/FLR-4A)이 지난해 신설됐다.
일본은 최근 방위계획을 수정하면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신형초계기 P1 10기를 도입하고 잠수함도 기존 16척에서 22척으로 늘리기로 했다. 난세이제도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군사 경쟁은 냉전시대 못지않다.
☞방공식별권 (防空識別圈)
국제법이 정하는 영토·영공과 달리 타국의 항공기에 대해 방위를 목적으로 각국이 독자적으로 설정한 지역. 일본은 방공식별권에 타국 비행기가 사전 통고 없이 진입할 경우 전투기를 자동 발진시킨다. 중국은 일본의 방공식별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