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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승유 하나금융지주(086790) (40,700원▼ 1,350 -3.21%)회장의 별명은 ‘승부사’다. 그의 인수·합병(M&A)에 대한 뚝심과 집념은 단자회사로 출발한 하나은행을 4대 금융그룹으로 키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971년 자산 8억5000만원에 불과했던 한국투자금융에서 출발했다. 한국투자금융은 1991년 하나은행으로 전환했지만 당시 ‘조·상·제·한·서(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은행)’라 불리는 대형은행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조그마한 후발은행이었다.

대형은행이 우수수 무너져내린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는 하나은행으로선 기회였다. 충청은행(1998년), 보람은행(1999년), 서울은행(2002년)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대형은행의 변모를 갖춰나갈 수 있었다. 한국투자금융 창업멤버인 김 회장은 담당 임원 또는 은행장으로 이들 은행 인수전을 성공적으로 진두지휘했다.

그러나 하나금융은 지난 2005년 금융지주사를 설립한 이후 2006년 외환은행과 LG카드 인수전에서 잇따라 쓴맛을 보면서 후유증에 시달렸다. 지난 5년간 은행과 비은행부문의 자산성장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어정쩡한 4위를 유지했다. 성장의 한계를 느끼면서 ‘먹지 못하면 먹힌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로 위기감이 팽배했다.

이런 우려감을 한방에 날린 김 회장의 절묘한 카드가 또다시 시도한 외환은행 인수였다. 하나은행의 최대 약점인 국제금융과 기업금융을 접목시켜 KB·우리·신한금융지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10월말 날아든 하나금융과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매매계약 소식은 금융권을 깜짝 놀래켰다. 철저한 ‘물밑작업’으로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결과물이었다. “김승유 답다”라는 평가도 이어졌지만 미리 통보를 제대로 받지 못한 금융당국에선 불쾌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하지만 하나금융의 한국외환은행(004940) (8,400원▲ 110 1.33%)인수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김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과 고대 경영학과 동기이자 친분이 있는 관계로 인해 불거진 ‘특혜설’을 비롯해 2003년 발생한 외환카드 주가조작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취지 파기환송 등은 하나금융의 발목을 잡았다. 범법자인 론스타의 ‘먹튀’를 봐줄 수 없다며 들끓었던 국내 여론도 큰 부담일 수 밖에 없었다.

하나금융은 두차례의 재협상을 통해 외환은행 인수 가격을 3조9156억원(주당 1만1900원)으로 낮췄다. 인수가격을 ‘4조원대’에서 ‘3조원대’로 깎은 것에 대해 하나금융은 만족해 하면서도 여론의 동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제 세간의 이목은 김 회장의 거취에 쏠리고 있다. 그가 한발 물러서 하나금융의 든든한 조언자 역할을 할지, 아니면 또다시 하나금융의 도약을 주도해 나갈지 관심이다. 김 회장은 1943년 8월생으로 현재 만 68세다. 이에 따라 정관상 최고경영자(CEO)를 2013년 3월까지 1년4개월 더 할 수 있다.

‘하나금융 역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김 회장은 지난 14년동안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앉아있다. 1997년부터 지주사 전환 직전인 2005년까지 하나은행장을 역임했고 그 이후론 하나금융 회장에 올라있다.